“문재인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지와 양심이 심판대에 올라있다.”

지난 14일 여당이 발의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일명 대북전단금지법) 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만일 다음 주 화요일로 예정된 청와대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대통령이 공포하게 되면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전면으로 부인하는 악법이 탄생하게 된다.

대한민국 헌법 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라고 되어있다. 헌법에 있는 것처럼 우리의 대북정책은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라는 두 축에 의지하여야 한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헌법 수호이다. 지금까지 모든 대통령들은 북한과 평화적 통일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정책을 펴지는 않았다.

진정 북한과 평화적 통일을 지향한다면, 북한 주민에게도 민주주의 학습의 기회를 늘리고 민족 동질성을 높여야 한다. 현재 북한 주민들 마음속 깊이 파고들고 있는 한국 문화의 힘을 스스로 내려놓는 결정은 대북정책에서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라는 한 축을 허물어 버리는 반 헌법적 조치이다.

북한에도 2000년대 초부터 한류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주민들의 삶을 바꾸고 있다. 북한이 내부 체제 결속을 위해 내세우는 사상·기술·문화 3대 혁명이 한류로 인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한류의 영향으로 주민들의 생각과 문화가 남한과 비슷해져 가고 기술 진보로 집집마다 휴대폰과 휴대용 영상 장치 보급이 이루어 지면서 북한 당국은 북한 주민들의 의식이 깨어날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 게다가 주민들은 북한 당국의 배급에 의지하는 대신 장마당을 통해 생계를 꾸리는 등 자본주의 맹아가 북한에도 싹트고 있다.

북한은 한국 문화 확산을 필사적으로 막기 위해 지난 4일 ‘반동 사상·문화 배격법’을 제정하였다.

정부와 여당은 이와 궤를 같이하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변하나, 국내외 법 전문가와 인권운동가, 미국 의회 의원, 언론들은 이 법을 ‘김여정 하명법’, ‘김정은 독재 수호법 ’이라고 부르며 한국 정부에 법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이 법을 8년 전부터 추진하였기 때문에 김여정 하명법이라 부르는 것은 부당하다고 하나, 8년 동안 통과되지 않은 것은 대한민국 헌법적 가치에 맞지 않고 현행 경찰직무집행법과 같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법이 이미 갖춰졌기 때문이었다. 김여정이 6월 초 대북 삐라를 비난하며 법이라도 만들라고 하니 여당이 법 조문도 꼼꼼히 살피지 않고 허둥지둥 다수 의석을 무기로 밀어붙여 통과시킨 것이다.

여당이 통과시킨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남북합의정신에도 맞지 않는다.

문재인대통령이 서명한 4·27 판문점 선언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적 행위를 중지”하도록 되어 있어 장소를 군사분계선일대로 한정하고 살포 대상도 전단으로 한정했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북한에 대한 확성기 방송행위, 게시물 게재행위는 금지하고 있으나 ‘전단 등 살포행위’에는 장소적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남북이 합의한 것은 전단이지만 여당은 전단이라는 개념을 ‘전단 등’ 개념으로 확대해 대북 전단 외에 물품, 금전,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포함시켰다.

‘살포’ 개념에는 ‘단순히 제3국을 거치는 전단 등의 이동’을 포함하여 해석에 따라서는 중국을 통해 북한에 유입하는 모든 물자를 막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어제 통일부가 ‘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이 ‘北에 韓 드라마 USB 전달 막는 법이 아니다’라는 반박 자료를 냈으나 통일부가 말한 내용이 이번 개정안 그 어디도 없다.

통일부의 설명대로 우리 영토·영해 등에서 살포한 전단 등이 제3국 영공·영해를 거쳐 북한으로 들어갈 경우를 예견한 규제라든지 제3국을 통해 물품을 단순 전달하는 행위는 적용 대상이 아니라면 이번 개정안에 명백히 밝혔어야 했다. 그러므로 법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매우 애매모호한 법이라고 비평한다.

법은 애매모호하게 만들어 놓고 사법부가 아니라 행정부가 나서서 법에도 없는 내용을 확대해석하는 것이 과연 행정부의 사명에 맞는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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