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도 핵 버튼을 누를 수 있다”

김정은은 지난 10월 10일 북한 노동당창건 75주년 기념식에서 “국가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고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는데 이바지할 우리의 전쟁억제력이 결코 람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겠다, 하지만 만약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다쳐놓는다면,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한다면 나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하여 응징할 것입니다”라고 말하여 김정은 개인의 판단에 따라 핵을 선제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을 공개 선언하였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핵 사용 최종결정자가 김정은만이 아닌 김여정에게도 부여됐을 가능성이다.

핵 독트린은 핵 사용 원칙과 함께 운용 방식도 포함된다. 묵시적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의 경우 군부 내 통제-지휘권이 분산되어 있어

최고지도자에게 집중되는 경우보다도 위기를 상승시킬 소지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키스탄은 군부가 핵 개발에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만 작전태세에서는 야전군에게 핵무기 관리, 운용 권한이 분산되어 있어 적대국 인도에게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북한의 경우 지금까지는 핵 개발부터 실전배치에 운용되는 단계까지 최고사령관인 김정은에게 통제-지휘의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었다.

따라서 한반도 안보 위기 시 김정은만 제거하면 핵무기 사용을 막을 수 있었다.

김정은도 이러한 문제 때문에 통제-지휘 권한을 분산시켜야 핵자위력을 높인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 못한 것은 북한에서 수령이 갖는 절대권력 속성 때문이다. 권한을 분산시킨다는 것은 곧 김정은의 권력 상실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고지도자 한 사람에게만 권한이 주어지면 상대국의 대응이 쉬워지는 딜레마를 초래하게 된다. 이를 여동생인 김여정에게 부여함으로써 권력 누수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이다.

김정은의 이와 같은 결심은 올해 1월 미국이 암살 드론을 통해 이란군 혁명수비대 사령관 솔메이마니를 정밀 타격하여 살해한 것을 보고 난 후였을 가능성이 높다.

김여정이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과정에서 군부를 동원하고 김정은을 대신하여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모습은 외부세력이 김정은을 제거하더라도 김여정에 의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최근 김정은의 현지 시찰에도 김여정의 등장 횟수가 줄어든 것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오빠인 김정은과 행동을 달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여정으로의 핵 사용 권한 분산은, 김정은 제거 작전만으로 북한 핵무기 사용을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반도 안보 계산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우리는 백척간두에 선 심정으로 북한 비핵화에 나서야 한다.

2020년 10월 14일

국민의힘 강남갑 국회의원 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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