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태영호TV][북핵외교심층분석] 이용호 외무상 전격교체 통해 본 북한의 대미, 대남정책

[태영호TV]-ThaeYongHoTV- [북핵외교 심층분석]-Nuclear Diplomacy Ep-3 [김정일의 남자 리용호와 냉면보이 리선권]

이 시간에는 김정은의 눈밖에 난 리용호와 새로 북한 외무상에 발탁된 리선권,

이 ‘김정은의 두 남자’를 통해, 최근 변화된 북한의 대남 및 외교정책에 대해 설명합니다.

[태영호TV] 바로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rWYw5Alme30

[내용 전문]

김정은 자기 아버지 외교 책사 이용호 경질

김영철과 이용호의 전략 차이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화요일마다 진행하는 태영호의 ‘북한외교분석’ 시간입니다.

오늘 이시간에는 이용호 북한 외무상의 전격 교체를 통해 본 북한의 대미 대남 정책을 먼저 말씀 드리고 다음회에 향후 북한의 대미 대남정책 방향과 이에 우리와 미국은 어떻게 대응하겠는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김정은이 북한 외교사령탑인 이용호 외무상을 이선권 조평통 위원장으로 전격 교체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너무나도 상식 밖의 일이어서 잘 믿어지지 않는다. 북한의 역사는 숙청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나 전문 지식과 경험이 없이는 도저히 운영되기 어려운 외무성만은 지금까지 숙청의 성역지대였다.

 

전문 외교경험이 없는 사람이 외무상이 된 것은 북한역사에서 남로당 위원장이었던 박헌영이나 김일성의 빨치산동료 박성철 등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 인데 그것도 냉전시대 북한이 서방과 거의 외교가 없었을 때 있던 일이다.

 

2000년대 초 백남순이라는 대남라인에서 일하던 분이 외무상으로 옮겨 앉았던 적은 있었지만 백남순은 대남부서에서 일하기 훨씬 이전인 70년대에 벌써 중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서 외무성이나 대남부서를 지도하는 자리에 있었다.

 

사실 백남순도 80년대 폴란드 주재 대사를 하는 등 외교관으로서의 경력도 갖춘 인물이었다.

이용호 실각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당 부위원장 이수용과 외무상 이용호가 축이 되어 추진했던 대미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대미와 대남 정책을 잘 활용하여 미북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국면전환 의도로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군부강경파를 외무성에 내려 보내 미국과의 협상의 문을 닫고 강경으로 선회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서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용호는 어떤 인물?

 

이용호로 말하면 1994년 미국과의 제네바 핵협상 때 두각을 나타내 1990년대 후반에 벌써 미국담당 전략 참사로 일한 보기 드문 전략형 인물이다. 한때 김정일도 이용호가 만들어 보고한 문건을 보고 외교책사라는 칭호까지 주었다. 김정일이 이용호를 좋게 평가한 것은 이용호의 전략적 마인드와도 관련되지만 이용호 아버지 이명제가 1970-80년대 김정일을 측근에서 보좌한 3층 서기실 실장이었던 사정과도 관련된다.

이용호의 가치가 얼마나 컸던지 강석주 전 북한 외무성 1부상도 외무성 일군들 앞에서 이용호 만한 외교관 5명만 있어도 북한 외교가 허리를 펴겠다고 할 정도였다. 내가 영국에서 참사로 있을 때 대사였던 이용호와 함께 일했는데 하루 종일 사무실에 틀어박혀 두문 분출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던 사람이다. 나는 그의 전문성만은 높이 평가한다.

 

1993년 북한은 준전시 상태 선포 후 NPT 탈퇴선언 절차, 1994년 핵동결로 경수로를 받아낸 제네바 핵합의,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 시기 결정 등은 이용호가 직접 손을 댄 사건들이다.

이렇게 수십 년 동안 미북 협상의 뒤에는 이용호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김정은이 자기 아버지의 외교 책사였던 이용호를 내 던진 것이다. 북한외교로서는 천군만마를 잃었고 미국이나 한국에는 예견치 않았던 호재가 차려졌다.

 

이용호의 경질 이유?

 

그러면 김정은이 왜 북한 외교의 천군만마와도 같은 인물을 던지고 아무런 외교경험이 없는 이선권을 그 자리에 앉혔을까?

우선 나는 그 이유를 지난 8년간 김정은의 정치방식에서 찾고 싶다.

 

지난 8년간 김정은은 북한경제가 침체상태에 빠져 있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는 원인을 자기의 정책부재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간부들의 정신력과 무능에서 찾았다. 그래서 지난 8년간 북한에서 간부교체가 너무 빈번하여 군대 총참모장이나 인민무력부장 같은 경우에는 그 이름도 미처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

 

제일 잘 나가는 최룡해의 경우에도 김정은 시대 8년 동안 당 근로단체 사업담당 부위원장에서 인민군 총 정치국장, 당 조직부문 담당 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으로 4번이나 자리를 옮겨 앉았다.

 

다음으로 오락가락 하는 김정은의 대미, 대남 정책과 관련된다고 본다.

 

핵무기를 끝까지 가지고 있으려는 북한의 핵 정책과 남한을 적화통일 하려는 북한의 정책은 한 번도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핵 보유를 굳혀 나가면서 제재에서 빠져 나오겠는가, 어떤 방식으로 남한을 적화통일하고 미국과의 협상에 남한을 이용하겠는가 하는 구체적인 방도에서는 외무성과 통전부 사이에 미묘한 정책적 차이가 있다.

 

외무성: 통미봉남, 핵군축협상 통해 핵보유국 주장

 

이용호 등 북한 외무성은 한국을 미국의 세계전략수행의 한 축으로 본다. 그러므로 미국을 움직여 한국을 돌려세워야지 한국을 내세워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바꿀 수 없다고 본다. 미국과의 핵협상도 처음부터 핵군축협상으로 몰아가야 하며 핵문제는 같은 핵보유국인 미국과 협의하고 한국은 배제해야 한다고 간주한다. 말하자면 한국은 핵무기 보유국이 아니므로 북핵협상에 지분이 없다는 논리이다.

 

통일전선부: 통남통미, ‘우리 민족끼리 정신’으로 한미동맹 흔들어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변화

 

통전부 일군들은 많은 경우 한국의 힘이 커졌고 한국 내에도 반미자주세력의 영향력이 강하므로 그들을 이용하여 한미동맹을 흔들고 미국을 코너에 몰아넣으면 결국 미국도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구도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한국의 지위와 역할에 대해 북한 외무성과 통전부 사이에 미묘한 시각차가 있는 셈이다.

 

2018년 남북관계와 미북핵협상은 통남통미 전략

 

2017년 북한과 미국 사이 관계는 너무나도 악화되어 2018년에 들어서면서 쉽게 풀려 나간다는 것은 거의나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그러나 김영철 등 통전부 라인은 한국을 잘 이용하면 미국에 쉽게 다가가고 잘하면 핵문제에서도 미국의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았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과 결렬될 뻔 했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노력은 통전부의 주장에 힘을 실어 주었다. 특히 6.12 싱가포르 미북공동성명에서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신뢰구축 단계를 거처 한반도 비핵화로 간다’는 도식을 받아낸 것은 북한으로서도 상상 밖의 성과였다. 성과에 고무된 통전부 라인은 한발 더 나아가 9월 평양공동선언에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핵시설을 영구 폐기 한다’는 내용까지 넣는다.

 

그런데 영변핵시설 영구폐기문제를 미국과 먼저 합의하지 않고 그 카드를 한국을 통해 미국에 전달하는 방식에 당연히 북한 외무성은 이견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주도하고 김영철이 밀어 붙이는데 옆에서 토를 달수는 없었다.

 

북한 외무성의 불만은 9월 평양공동선언 채택 후 같은 달에 있었던 유엔총회에서 드러났다.

문재인대통령은 유엔총회연설에서 9월 평양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의 비핵화의지를 다시 확인했다고 9월 평양정상회담의 의의를 강조했으나 3일후 같은 자리에서 연설한 이용호는 9월 평양정상회담도 결국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선 신뢰구축과정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세계가 떠든 영변핵시설 영구폐기 문제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용호의 유엔연설은 명백히 제재를 풀어야 비핵화논의를 시작할 수 있고 그 전에 일방적인 핵 포기는 없다는 것을 다시금 못 박았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김정은이 협상성과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2019년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그 귀중한 영변핵시설 페기 카드를 너무 쉽게, 너무 빨리 보여 줌으로써 미국으로서 충분히 준비하고 하노이회담에 임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점에서 한국정부도 약간의 착오를 범한다.

사실 영변핵시설 폐기는 북한으로서는 큰 양보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이 큰 카드를 미국에 직접 전달하게 하고 한 옆으로 비켜 있어야 하겠으나 우리가 나서서 영변이 북한핵의 심장부인 것처럼 떠들었다.

 

남과 북이 이렇게 영변핵시설 폐기 카드를 요란하게 떠드니 미국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하노이회담이 결렬되어 영변 핵 폐기 카드로 제재를 풀려는 김영철의 전술은 뒷전으로 밀리고 통남통미 전술은 난관에 봉착했다.

 

하노이회담 후 북한 외교는 전문성을 무시한 상명하복의 극치

 

하노이회담 결렬 후 김정은은 대단히 분노했으며 그 화풀이를 회담을 실무적으로 담당했던 김혁철 김성혜 등 실무라인에 돌리고 김영철을 대미사령탑에서 내리웠다.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중재를 잘 못했다고 ‘오지랖 넓은 중재자’라고 험담을 해댔다. 그런데 4월 12일 김정은의 시정연설을 보면 강경하다 못해 김정은의 분노한 감정까지 깔려 있다.

 

뜻밖에도 김정은은 미국을 향해 연말시한부를 설정하기까지 했다.

사실 외교에서 연말시한부는 대국이 소국에게, 강자가 약자에게 하는 것이 상식이다.

왜냐하면 시한부를 설정한 쪽에 강력한 지렛대가 없으면 오히려 수세에 빠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식적인 문제를 잘 아는 이용호가 시한부를 설정할리는 없는데 나는 시한부를 설정을 보고 이것은 외교라인의 생각이 아니고 김정은의 욱 하고 내미는 성격을 외무성이 할 수 없이 받아들이는‘상명하복’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용호는 북한의 핵보유국지위를 차지하는 것도 소문을 내지 말고 조용히 다가가야 하며 미국과의 협상도 속도에 집착하지 말고‘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하나씩’하자고 주장했다.

합의 보다는 협상 자체로 시간을 끌면서 5년 정도 미국과 협상판을 끌고 나가면 미국이 지쳐서 비핵화에 열성을 내지 않게 되며 대북제재도 흐지부지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용호는 이것을 ‘핵 면역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용호의 이런‘능구렁이 전술’ 이 단기간 내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김정은의 급한 성격과 충돌한 것이다.

 

이용호는 아무런 합의나 성과가 없어도 6.30 판문점 깜짝 정상 회동, 10.5 스톡홀름협상 같이 진전 없는 협상, 지지부진한 대화를 계속 벌려 미국을 지치게 만들자고 했을 것이고 김정은은 조바심에 사로 잡혀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라고 독촉했을 것이다.

 

사실 지난해 연말 시한부가 다가오지 않자 북한 외무성은 상식 밖의 협박성 발언들을 연이어 내놓았다. 이것은 북한외무성의 주도적인 아이디어에 따른 조치라기보다는 김정은의 신경질과 화풀이를 달래기 위한 김정은의‘비위 맟추기 조치’였을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으로서는 촉박감에 쫓기여 외무성에 미국에 대고 할 수 있는 협박을 다 해보라고 했는데 막상 다 해도 미국 변하지 않으니‘시어미 역정에 개 옆구리 찬다’는 북한 속담에 있듯 화풀이를 외무상 이용호에게 한 것이다. 화가 풀리지 않은 김정은은 이미 지난해 당전원회를 열면서 이용호를 교체하기로 결심하고 당 전원회의에서 당 정치국 위원과 외무상직에서 해임한 것 같다.

 

당 전원회의가 시작할 때는 주석단에 이용호가 있었는데 폐막 후 집체 기념사진 촬영 시에는 이번에 당정치국 위원직을 내려놓은 5명안에 들어갔다. 결과적으로 김정은은 이용호의 ‘능구렁이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결과물 없는 협상을 위한 협상론을 반대하고 ‘정면돌파’의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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