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북한외교분석] 이용호 외무상 경질 통해 본 김정은의 불안 심리

이용호 외무상 경질 통해 본 김정은의 불안 심리

2020년 1월 19일

행방 잃은 북한 외교

정책 없이 신경질만 내는 김정은

패전에 몰리면 장군 교체 더욱 빈번

 

김정은의 이용호 외무상 전격 교체는 너무나도 상식 밖의 일이여서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북한의 역사는 숙청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나 외교 테크노크라트들이 일하는 외무성만은 숙청의 성역지대였다.

지난시기 백남순 외무상처럼 대남라인이 외무상으로 옮겨 앉았던 적은 있었지만 백남순은 대남부서에서 일하기 헐씬 이전인 70년대에 벌써 중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서 외무성이나 대남부서를 지도하는 자리에 있었다.

그 후에는 몇 년동안 폴란드 주재 대사를 하는 등 외교관으로서의 경력도 갖춘 인물이였다.

외교관으로서의 경험이 전혀 없었던 외무상은 해방후 남로당 위원장 박헌영과 김일성의 발치산 동료 박성철 뿐이였다.

이용호 실각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당 부위원장 이수용과 외무상 이용호가 축이 되어 추진했던 대미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대미와 대남 정책을 잘 활용하여 미북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국면전환 의도로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군부강경파를 외무성에 내려 보내 미국과의 협상의 문을 닫고 강경으로 선회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인사는 구체적인 전략이나 치밀한 타산에 따른 것이 아니라 지지부진한 미북협상에서 돌파구가 열리지 않으니 혹시 사령탑이라도 바꾸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가 하는 김정은의 막연한 기대감과 즉흥적인 결심의 결과로 보인다.

지금까지 김정은정치방식은 일이 뜻대로 진척되지 않으면 인물교체를 단행하는 것였다.

김정은은 항상 간부들에게 실적을 내지 못하겠으면 자리를 내 놓으라고 한다. 돈으로 주고 산 자리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제일 잘 나가는 최룡해의 경우에도 김정은 시대 8년동안 당 근로단체 사업담당 부위원장에서 인민군 총 정치국장, 당 조직부문 담당 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으로 4번이나 자리를 옮겨 앉았다.

군 총참모장이나 무력부장은 1년이상 버티기 어려웠다.

이번 이용호외무상 경질은 지난해 말 미국에 정한 년말시한부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변화지 않은 미국정책에 대한 김정은의 화풀인 셈이다.

사실 지난해 년말 시한부가 다가오자 북한 외무성은 상식밖의 협박성 발언들을 연이어 내놓았다.

이것은 북한외무성의 주도적인 아이디어에 따른 조치라기 보다는 김정은의 신경질과 화풀이를 달래기 위한 김정은의 ‘비위 맟추기 조치’였을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으로서는 촉박감에 쫓기여 외무성에 미국에 대고 할수 있는 협박을 다 해보라고 했는데 막상 다 해도 미국 변하지 않으니 ‘시어미 역정에 개 옆구리 찬다’는 북한 속담에 있듯 화풀이를 외무상 이용호에게 한 것이다.

화가 풀리지 않은 김정은은 이미 지난해 당전원회를 열면서 이용호를 교체하기로 결심하고 당 전원회의에서 당 정치국 위원과 외무상직에서 해임한 것 같다.

이번에 이선권이 본의 아니게 외무상으로 갔으나 그에게도 미국을 움직일 묘책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1-2년내에 신통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면 그도 역시 경질될 것 이다.

그러므로 이번 북한 외무상 경질을 북한의 그 어떤 국면전환으로 보는 것과 같은 확대해석은 피했으면 한다.

지금 김정은은 핵무기는 포기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대북제재는 완화시키라는 무리한 요구를 북한 외무성에 내리 먹이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외교만은 비상식적인 과잉충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용호의 경질을 보면서 놀란 북한의 외교관들은 저마다 과잉충성을 보이려 할 것 이며 외교가 전문성에서 벗어나 과잉충성 경쟁으로 이어지면 행방을 가늠하게 어렵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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