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행군으로 드러난 북한의 모순점

 

1. 서론

 

– 김일성이 죽은 다음부터 북한에서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다. 당시 북한에서는 정말 많은 사람이 굶어 죽게 되었다. 몇 만이 굶어 죽었는지 얼마나 죽었는지, 그건 누구도 모른다.

내 생각에는 북한도 자체적인 통계로 파악하기에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2~300만이 굶어 죽는 와중에도 북한은 금수산 궁전 확장 공사, 핵 실험, 다양한 건설 등의 재원 낭비를 하였다. 경제적으로 모순적인 이런 행동뿐 아니라 북한은 이해할 수 없는 여러 행동들을 취했는데, 이에 대한 원인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2.고난의 행군

 

– 창, 矛

  • 그때 아무개가 없어졌다고 한다면 이렇게 생각하였다. 식량 공장 가다가 압록강 넘어서 탈북 했든지 식량 공장에 가다가 배고파서 죽었든지, 누군지 신원이 확인 된 사망자는 집에서 굶어 죽은 사람뿐이었다. 공민증 없이 어디 가서 꽃제비 생활을 하다 굶어 죽었다 하면 누군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 평양에 가면 살 수 있다는 소문에 평양시로 가는 열차에 올라탄 사람들이 달리는 열차 내에서 떼죽음이 난 적도 있다. 열차가 하루 안에 평양에 오면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청진 같은 데서 평양까지는 4일 동안 오게 되는데 그 동안 버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굶어 죽은 사람들은 관리 역전에서 내려서 집단 매장을 해서 처리를 했다. 이런 부분에서도 사망자에 대한 처리가 미흡했기 때문에 사망자 추정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 이런 이유로 90년대 말에 탈북해서 한국에 와서 본인을 노출시키지 않고 딱 숨어 있는 사람들 중에 대부분이 북한에서 아사로 굶어죽은 것으로 기록되었다. 탈북민인데 탈북민 가족으로 등록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기 전까지 전 세계에 북한은 지상낙원이라고 선전을 했다. 북한에는 먹을 것도 많고 모든 사람들이 무료로 교육받고 무상 치료받고, 이 세상에 없는 지상낙원이 북한이라고 하였다.

 

  • 1995년도에 갑자기 북한은 하루아침 새 이야기를 바꿔서 국제공동체에다가 식량 원조를 호소하였다. 전 세계는 눈이 딱 뒤집혀졌다. 이때까지 지상 낙원이라고 하던 애들이 갑자기 쌀이 없다고 하는 소리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중 국경, 압록강-두만강 국경 연선에 많은 기자들이 가보았고, 그곳에서 시체들이 떠내려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 그 후 대표단이 오게 되었다. ‘북한에 진짜 사람이 굶어 죽느냐, 아니냐?’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방북했던 대표단 참관인은 스위스의 ‘캐시 젤웨거’라는 사람이었다. 네이버에 검색해도 나올 것이다.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있던 여자였다. 그 여자하고 나하고 둘이서 지방에 나가게 되었다. 나 역시 평양에 있다 보니까 지방을 처음 나가본 터였고, 지방에 나가보니 완전히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 과거 고난의 행군 시기에 촬영된 사진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얼굴이 완전히 노랗게 떠서 비쩍 말라 누워 있는 아이들이 지천에 있었다. 그 때 덕천하고 희천에 방문하였고 덕천, 희천 탁아소와 병원에 가보니까 영양실조에 걸린 애들이 다 쭉 누워 있었다. 다 뼈만 남은 애들. 더 들여다보니 얼마 살지 못할 그런 애들이 가득했다.

 

  • 한 마디로 북한에서 벌어진 영양실조와 대기근은 김일성이 죽은 1994년 이후에 시작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벌써 몇 년 전부터 대기근은 시작됐던 것이었고, 이걸 국제 공동체에 숨기고 선전을 해왔기 때문에 갑작스러워 보였을 뿐이었다.

 

  • 덕천과 희천에 가서 현지 상황을 보게 된 대표단과 ‘국경 없는 의사회’ 조직은 그 즉시 국제 전화를 해서 의약품과 식량을 출발 시키라고 지시하였다. 지원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제 전화를 하면 지원 물품을 포장하고 여기까지 오는 시간이 적어도 몇 달은 걸릴 것이라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우리 외교관들은 그들에게 얼마나 걸릴 것 같으냐고 물어봤다. 그들은 이르면 내일, 늦으면 모레 비행기가 온다고 하였다. 그 이야기를 듣자,

“아, 이 새끼 이거 사기 치는 거 아니야? 그렇게 빨리 온단 말이야? 언제 그걸 포장할 거야. 아니 어떻게 그렇게 오냐?”

그러자 그들은

“우리는 큰 유네스코 창고에 항상 전 세계에서 어디서 굶어 죽었다고 하면 즉시 실어 나를 수 있는 물자와 물동량이 다 있다. 이거 비행기 항로를 맞춰서 실어오는 게 문제지 물건은 다 있다.”

고 하였다.

눈이 커졌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정말 빠른 속도로 지원 물품이 들어오게 되었다.

 

– 방패, 盾

  • 인도주의 지원 단체들이 들어와서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 받게 되었다. 이들의 도움으로 북한은 한숨 돌리게 되었고 북한에서는 환대를 해주기 위해 그들을 평양에 초대하였고 우리는 함께 올라가게 되었다.
  • 지방에 내려가서 방금까지 애들 굶어 죽고 사람들 굶어 죽고 길 바닥에 쓰러져서 굶어 죽고 하는 거 보고 평양에 올라왔던 터였다. 하지만 올라 와서는 주체사상탑, 만수대와 같은 관광 시설을 데리고 다니면서 외국인들 참관 시켰다. 주체사상탑에 가면 설명을 위한 강사가 나온다. 그 강사는 영어로 강연을 하는데 방금 북한의 민낯을 보고 온 외국인들 앞에서 이렇게 강연을 하였다.

“여러분! 우리나라는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고,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세상에 부러움 없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방금 가서 사람들이 굶어 죽는 상황을 같이 보고 왔는데 거기다가 그렇게 강연을 하니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강사 동무에게 조금만 쉬었다 하자고 말하고 외국인들은 저기 좀 있으라고 하고 싹 끌고 갔다.

“당신, 강의를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하냐? 저 사람들 어저께 희천에 가서 숱한 애들, 지금 몇 십 명의 애들이 지금 병원에서 굶어 죽어 가는 거 보고 온 사람인데 거기다 대고 우리나라 아이들은 세상에 부러움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세상에 이런 사기가 어디 있냐고 말할 것이다. 그러니까 제발 강의를 그렇게 하지 말고 위대한 수령님께서 창시하신 주체사상 강의만 해라. 뭐 때문에 우리는 지상 낙원이라고 하는가? 이런 말 하지 말라.”

그러자 강사는 뭐라고 말했을까?

 

  • 내가 외교관으로써 간 것이고 그렇게 이야기 하니까 그 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한테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십시오. 누구 뭐 목 날아가는 거 보자고 그럽니까? 우리가 외국인들 앞에서 뭐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합니까? 우리는 딱 강사 재강(이전에 강의한 내용)대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북한에서 강사들은 재강 다 암송해서 나가서 이야기한다. 이 내용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대로, 그저 자기의 임무가 앵무새인 것처럼 그대로 이야기한다. 알고 있었다. 사람들이 지금 굶어 죽어 나가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거지만 북한은 이렇게 말해야 하는 곳이었다.

“우리는 그저 하라는 대로 해야지 그렇게 말하면 안 됩니다. 만약에 그렇게 말 안 해서 후에 제기 되면 내가 외무성에 가서 지도원 동지가 지시했다고 말하면 책임지시겠습니까?”

라고 이어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듣자 나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아, 그대로 해. 그대로 해요.”

 

3. 결론

 

– 드러난 북한의 민낯

  • 우리 모두가 외무성에 복귀한 후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바깥에 쌀을 달라고, 식량을 달라고 외국에서 대표단을 들여서 초청해놓고, 그 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세상에 부러움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한다면 앞뒤가 안 맞지 않은가? 그래서 북한의 모든 교양 자료를 만들고 기관에 내려 보내주는 중앙당 선전선동부를 찾았다. 거기다가 이제부터 우리는 이런 식으로 대외 선전을 하면 안 되겠다는 내용이 담긴 제의서를 만들어서 보냈다.

 

  • 북한이 이 사실을 인정하고, 세상에다 대고 ‘우리는 세상에 부러움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 라는 말을 하면 안 되겠다는 결정을 짓는 데까지 몇 년이나 걸렸을까?

 

  • 결론은 ‘인정했지만 인정하지 않았다.’ 제의서는 잘 받았고 사실을 전부 인정하지만 이거를 상부에 올렸다가 김정일의 마음에 따라 제 목이 달아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올려 못 보내는 것이었다. 결국 북한은 세계인들의 눈에 매우 이상한 나라라는 인식을 강하게 남기게 되었다.

 

  • 한쪽에서는 쌀이 없다고 외국인 대표단을 불러다가 쌀을 매해 40만 톤 씩, 심지어 한국에서부터까지 받아먹으면서도, 외국에서 대표단이 오면, ‘우리는 세상에 부러움 없습니다. 우리 인민들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선전하는 세상에서 아주 기이한 나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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