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통일 주체는 北 정권 아닌 주민… ‘노예상태’ 해방부터 해야”

태영호 前 북한 공사, ‘3층 서기실의 암호’ 북콘서트

“北, 중국·베트남식 개혁 불가능
아랍혁명도 한 청년 자살서 촉발
北 체제변혁 구심점 없어도 가능”


태영호(사진) 전 주영국 북한 공사가 통일의 주체는 북한 정권이 아니라 북한 주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640아트홀에서 자유대한청년포럼·한국자유회의 공동 주최로 열린 ‘3층 서기실의 암호’ 북 콘서트에서 누가 통일의 주체인지 대한민국이 답을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을 사례로 들어 “북한 주민을 통일의 주체로 본다면 근로자 임금을 그들에게 직접 지불하는 것이 맞는다”며 “김정은에게 대신 지불한다면 통일 주체를 김정은으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로자 임금을 북한 정권을 통해 주는 것은 ‘노예노동’이며 국제법과 한국 헌법의 기초에도 위반된다고 태 전 공사는 주장했다. 또 그는 “서독은 통일 주체를 동독 주민으로 봤기 때문에 동독에 경제 지원을 하면서도 정치범 석방 등 반대급부를 결부시켰다”며 북한 정권과 협상하더라도 주민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은 경제적 득실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주민을 노예 상태로부터 해방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라는 것이 태 전 공사의 시각이다.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제협력이 추진되고 있지만,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중국·베트남식 개혁개방을 이룰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중국이 덩샤오핑(鄧小平) 집권 후 △정보 접근의 자유 △이동의 자유 △정치조직 생활을 하지 않을 자유를 주민들에게 줬지만, 북한은 구조적으로 이 세 가지의 자유를 허락할 수 없어서 개혁개방을 이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북한 내부 변화에 대해 태 전 공사는 “기존 세습 통치를 유지·강화하려는 김정은과 변화를 이끄는 일반 주민 간 임계점을 둘러싼 싸움”이라며 “자본주의 요소는 상승하는 반면 정치적 자유는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어, 고무줄처럼 점점 당겨지다가 끊어지는 순간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청중이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묻자 확신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의 혁명 유형을 보면 반드시 구심점이나 네트워크가 있어야 체제 변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정권 몰락·구소련 붕괴·아랍 혁명 등을 예로 들었다. “아랍 혁명은 튀니지에서 분신자살한 한 청년이 촉발했다”고 지적한 태 전 공사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정권 붕괴는) 꼭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사전 신청을 한 100명이 참여했고 비공개로 진행됐다.

출처: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