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차 핵 실험 특징과 향후 북한의 예상되는 행보에 대한 우리의 대응

2017년 9월 대북 정책 전문가들과의 세미나 발제문

 

  1. 서론

북한은 2017년 9월 3일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처음이 되는 6차 핵 실험을 단행했다.

북한의 6차 핵 실험 후 국제 공동체의 반응에서 특징은 북한의 핵 무력 평가에서 북한과 한국, 미국 등의 견해가 점차 같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북한은 핵 개발 초기부터 핵 개발의 목표가 미국 타격 가능한 핵무기 보유라는 점을 명백히 밝혔다.

그런데 6차 북핵 실험 후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등도 한국이 이미 북한의 핵 공격 범위 안에 들어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북한의 미국 타격 가능 핵 보유를 막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보다는 이미 북핵의 인질이 된 우리가 어떻게 여기에서 풀려나오겠는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본다.

 

2. 이번 북한 핵 실험의 특징

 

이번 북핵 실험의 특징은 네 가지이다.

2.1. 핵 실험을 위한 북한 내부의 ‘적법 절차’를 공개하면서 핵 실험 결정 채택 형식을 ‘수령이라는 개인으로부터 집단’으로 바꾸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

 

북한은 2006년 첫 핵 실험을 진행한 때부터 2016년 9월 9일 5차 핵 실험 때까지 핵 실험은 ‘혁명의 수뇌부인 최고 영도자의 결심에 따라 진행되는 사항’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 김정은이 ‘핵무기 연구소를 먼저 방문하여 핵 실험 준비 정형을 요해하고 ’핵무기 연구 부문 앞에 나서는 강령적 과업’(핵 실험을 의미했을 것이다)을 제시
  • 3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회를 열고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완결 단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대륙간 탄도 로케트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진행할 데 대하여‘라는 결정서를 채택
  • 이 회의 결정에 따라 김정은이 핵 실험 명령서에 친필 서명을 했다고 발표했다.
    말하자면 중국이나 이전 소련이 핵 개발 시 취한 집체 의사 결정 방식대로 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공개한 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회 회의 사진을 보면 실제로 김정은이 당 군수공업부에서 보고한 문건 (북한은 핵 실험은 당 군수공업부가, ICBM 발사 시험은 국방과학원이 주관)을 손에 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결정 채택 방식은 김일성 시대인 1960대 초에나 볼 수 있었던 집체적인 결정 채택 방식이다.

(참고로 김정은이 지난 74ICBM 발사 때에는 발사 결정 문건에 친필 수표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사실상 북한은 1980년대부터 김정일이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처리하고 당내에서 중요한 문제들은 부서 호상 간은 물론 최고위급에도 철통 보안을 지키고 해당 부서에서 오직 김정일에게만 직접 보고하고 결론 받아 처리하는 이른바 ‘유일적 영도 체계’라는 종적 결정 채택 구조를 유지해왔다.

김정일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방문할 때는 물론 북남 정상 회담 시에도 강석주나 김용순, 김양건과 같이 해당 부문 인물 1명만 옆에 앉히고 회담하는 형식을 보았을 것이다.

물론 북한에서 핵 경제 병진 노선과 같이 뱡향적인 문제들은 당 대회나 당 정치국 회의에서 결정하는 모양새를 갖추지만, 구체적인 핵 및 미사일 발사 시간이나 장소와 같은 중대 사항은 김영남이나 최룡해는 물론 외무상과 같이 핵실험이 진행되면 당장 대외 전선의 최전선에서 뛰어야 할 측근들에게도 알려주지 않아 일요일이나 평일 새벽에 핵이나 미사일 실험을 하면 외무성 간부들이 집에서 달려 나와야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러한 ‘유일적 영도 체계’ 구조로 수십 년 동안 나라가 운영되어 오다 보니 이런 유일 관리제에 신경 쓰는 사람도 별로 없다.

김정일 때는 물론 김정은도 회의에서 자기가 결심할 문제를 반대할 사람도 없는데 불필요한 회의는 필요 없다는 형식을 유지했다.

 

그런데 종적인 결정 채택 구조를 운영하던 김정은이 이런 불필요한 ‘쇼’를 벌인 것은

 

2.1.1. 중국과 러시아에 북한도 중국이나 러시아의 핵 개발 절차를 그대로 밟고 있으니 미국과 한국 편으로 기울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북한의 핵 개발은 서방에서 떠드는 것처럼 김씨 일가의 세습 통치 보존 수단이 아니라 중국이나 이전 소련처럼 제국주의와의 군사적 대결, 북남 대결에서 ‘전략적 균형’을 이루기 위한 ‘체제 대결용’이라는 것이다.

지난시기 북한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핵 개발을 포기하라고 하면 당신들도 미국과의 전략적 균형을 이룩하기 위해 핵을 개발하지 않았는가, 미국이 한국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했을 때 중국과 러시아는 그것을 철수시키기 위해 북한을 도와주지 않았다, 북한 혼자 힘으로 1991년 북남 비핵화 선언을 채택하여 미국 전술핵을 내보냈다, 중국과 러시아는 언제 한 번 자기의 핵무기가 북한을 보호해준다고 담보한 적이 없다, 그래서 우리 힘으로 하는 데 왜 반대하느냐 하는 론거를 들이댄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제재에 적극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도덕적 빚’ 때문이다.

지금 북한 언론들은 1960년대 세계 공산 국가들이 다 중국의 핵 개발을 반대할 때 북한이 나서서 지지해주어 다른 나라들도 돌아섰는데 오늘 중국이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고 비난하고 있으나 중국은 이 점에 대해서는 말을 못 하고 있다.

 

2.1.2. 북한 주민들에게 핵 개발 문제에서 당 중앙이 일심 단결되어 나가고 있으니 앞으로의 대북 제재로 산생될 난관도 힘을 합쳐 극복해 나가자고 호소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김정일이 죽었을 때 영구를 메고 나갔던 측근들이 집권 5년 동안 얼마 남지 않을 정도로 최측근 고위 간부들은 물론 고모부와 이복형까지 처형함으로써 독불장군으로 서 있는 듯한 심리적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김정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핵과 미사일 완성이라는 목표를 이른 시일에 달성하여 자기보다 30~40세 위인 당 지도부의 간부들에게 자기의 영도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며 주민들에게 자기 아버지뻘 되는 당 지도부 요인들이 끝까지 자기와 함께 할 결심에 충만하여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5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하려면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김정은도 주한 미군이 전쟁 억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이 북한보다 우월한 재래식 무기를 가지고 있어도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북한 사람치고 미국과 한국이 북한을 공격하려 하니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김정은 체제의 위협 요인이 북한 내부에 있는데 외부에서 김정은의 체제를 보장해주자는 것은 북한의 제안을 받아주어 무장 해제당하라는 주장이다.

체제 대결, 이념 대결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종당에는 한국에 밀려 ‘흡수 통일’ 되는 것 아니냐는 북한 엘리트들의 불안 심리를 핵과 미사일로 잠재우고 장마당을 통해 날로 벌어지고 있는 지도부와 주민들의 간격을 핵과 미사일로 메워보겠다는 김정은의 체제 안전 전략을 대신해 줄 담보물을 외부에서 제공할 방법은 없다.

 

2.2. 핵무기 개발의 진척 여부를 상세히 공개하여 미국에 대한 압박을 더욱 고조시킨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괌에 대한 미사일 발사 시험을 뒤로 미루어 한발 물러서는 듯 했던 김정은이 핵 실험 카드로 미국을 다시 압박했다.

그런데 2017년 신년사에서 4차, 5차 핵 실험을 ‘첫 수소탄 시험과 핵탄두 폭발 시험의 성공’이라고 간단하게 평가했던 김정은이 이번에는 핵무기 연구소 성명을 통해 이번 수소탄 시험 목적이 대륙간 탄도 로켓 전투부(탄두부)에 장착할 수소탄 제작에 새로 연구·도입한 위력 조정 기술과 내부구조 설계 방안의 정확성과 믿음성을 검토·확증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면서 실물과 사진도 공개했다.

목적은 미국과 한국을 향해 ‘핵 공포증’을 조성하여 향후 미국 핵무기의 한반도 전쟁 억제 기능을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다.

  • 북한이 지금 이렇게 미국을 향해 ‘핵 공포증’을 조성하려는 데는 미국의 책임도 있다.

지금까지 미국은 북한이 일본 배타적 경제 수역 내나 일본 영토 위로 미사일을 날려 보내고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으로 한국에 도발해도 오히려 응징하겠다는 한국을 억제하면서 북한에 미국의 ‘레드 라인’을 스스로 보여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보여준 것과 같은 수사학적인 위협도 크게 하지 않았다.

그런데 괌에 대고 미사일을 쏘겠다고 하니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화염과 분노’라는 표현을 썼고 북한이 발사를 포기하니 다시 ‘현명한 결정’을 했다고 추어주었다.

이것을 보면서 북한은 미국의 마음속 ‘레드 라인’, 새로운 ‘애치슨 라인’이 미국 영토 방위에 있으며 북한이 미국 타격 가능한 핵무기를 일단 보유하면 미국으로서는 한국이라는 동맹국 보호와 미국의 1~2개 도시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였을 것이다.

결국 주지하는 바와 같이 북한은 미국을 겨냥한 핵미사일을 옆에 놓고 다른 핵무기로 한국을 초토화해도 미국이 옆에서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려 하고 있으며 사실 여기에 앉아 있는 우리 모두 북한이 서울에 핵폭탄을 투하했을 때 과연 미국이 자기 영토와 국민을 희생하면서 북한을 핵폭탄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2.3. 이번 핵실험 후 앞으로 추가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놓음으로써 핵 실전 배치까지는 밀어붙이겠다는 의사표명을 명백히 밝힌 것이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완결 단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표현하면서 아직은 미국 타격 핵무기를 완성하지 못했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2.4. 현재 심각한 제재 상황에 부닥쳐 있는 북한 현실을 인정하면서 앞으로 대화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 후 매일 주민들에게 회의와 관영 언론을 통해 이번 핵실험으로 대북 제재에 파열구를 냈다, 현재의 미국과 남조선의 제재 압살 책동은 마지막 발악이다, 미제와의 최후 대결전에서 최후 승리가 눈앞에 왔다, 조금만 있으면 우리가 이 대결에서 이긴다고 주민들을 격려하고 있으며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북한 중앙 TV와 노동신문을 보면 이제 핵 무력 완결 목표만 달성하면 대북 제재도 풀리고 경제도 활성화되어 북한의 앞날에 휘황한 미래가 펼쳐질 것 같은 시각 착오가 저절로 생긴다.

김정은이 한국에서 진보 정권이 들어선 후 오히려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한국의 진보 정권은 속성상 어차피 북과 대화와 협력을 하려는 정권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5년이라는 임기 내에 핵 폐기라는 목표보다는 ‘북남 정상이 손을 높이 쳐든 든 정상 회담 사진’일 것이므로 진보 정권 시기에 핵 개발을 빨리 다그쳐 완성하고 대화로 북남 관계를 풀어 대내적으로는 김정은을 핵보유국의 꿈을 이루어준 민족의 태양으로, 대외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를 북핵 억제력으로 정착시킨 ‘평화 수호자’로 만드는 2중 효과를 보자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대국들의 ‘상호 파괴 확증 전략’으로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킨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도 김정은이 정말 핵과 ICBM만 완성하면 미국과 한국이 북한 앞에 무릎을 꿇고 돈과 물건도 바치고 제재도 해제하고 합동 군사 훈련도 중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총적으로 김정은은 핵실험과 ICBM 실험을 통해 자기의 지지기반을 더 다지고 북한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부풀려 놓았다.

그러나 김정은이 핵과 ICBM 실험을 대북 제재 국면 타개와 연결해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제재가 심화하는데 따른 심리적 불안감과 제재의 실효성에 쫓기고 있다는 또 다른 측면도 엿볼 수 있다.

2017년 8월 북한을 방문했던 한 외국인은 석탄 수출 상한선을 그어 놓았을 때만 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북한이 지난 8월 2371호 유엔 제재 결의에서 해산물 수출까지 제재한 후에는 북한 어로공 2백만이 대 중국 해산물 수출에 명줄을 걸고 있는데 오래 지속되면 큰일이라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얼마 전 북한에 갔다가 서울에 온 한 한국인은 평양시의 외화 식당들에 손님들이 없어 수많은 접대원이 하루 종일 할 일 없어 하고 있으며 북한 고려 항공기를 타는 북한 사람들의 짐이 지난시기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했다.

결국 북한의 이번 6차 핵실험 때문에 한반도가 한 번 요동치지만, 장기적 견지에서 보면 계속되는 제재가 점차 효력을 보고 있어 시간은 우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향후 김정은의 예상 행보

 

앞으로 김정은은 다음과 같은 4가지 방향으로 갈 계획을 잡고 있을 것이다.

 

3.1. 미국 본토 타격 가능한 핵 무력 완성까지 갈 것이다.

 

외부 제재가 더 심화되고 한국 정부가 대화의 신호를 계속 보내도 김정은은 핵 완성까지는 간다.

올해 중으로 북한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SLBM 발사 실험일 수 있고 핵실험과 ICBM 발사 실험은 현 상태를 관망하면서 올해 말까지는 더 하지 않고 내년 초까지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핵실험의 폭발 위력을 50 KT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탄 완성이라는 견지에서 보면 50KT 폭발은 아직 부족하다.

마지막 한 수, 진짜 엄청난 폭발 실험을 한 번 더 하여 핵 실전 배치 가능한 수치가 나와야 김정은이 마음을 놓을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도 지금 북한이 가지고 있는 재원을 가지고 제재를 오랫동안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2018년 초부터는 핵을 완성했으니 대화로 돌아간다고 할 것이다.

김정은이 2018년을 핵 및 ICBM 완성을 위한 시간벌기용, 제재 돌파용으로 활용하려고 나설 수도 있다.

 

3.2.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면 2018년 초부터 미국과는 동결 대 제재 해제 협상을, 한국과는 남북 관계 개선 대화를 벌이자고 할 것이다.

 

2018년부터 대화의 분위기가 감지될 것이다.

만일 사태가 김정은의 계산대로 발전한다면 향후 회담은 비핵화 회담이 아니라 핵 군축 회담으로 될 것이며 북한은 비핵국가인 한국을 핵 군축 회담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강변할 것이다.

결국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주고 추가 도발을 중지시키는 ‘북핵 관리 방향’으로 나갈 것이냐 아니면 북한이 스스로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제재를 확대하며 종당에는 북한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켜 한반도의 핵 문제를 종국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냐 하는 ‘선택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다.

김정은은 현 문재인 정권이 자기 임기 내에 일단 한반도 핵 위기 상황을 동결로라도 안정시켰다는 실적을 내려 할 것이므로 남한에는 긴 호흡이 없고 자기에게는 긴 호흡이 있다고 판단할 것이며 임기 내에 정상 회담을 성사시켜 보려는 현 정부의 약점을 이용하여 동결 대 제재 해제 구도를 만들려 할 것이다.

 

3.3. 만일 미국과 한국이 김정은의 동결 대 제재 해제, 군사 훈련 중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김정은은 ‘자강력 제일주의’ 구호를 들고 지금까지의 재래식 무력 유지 및 현대화에 돌렸던 방대한 군비를 평화적 건설에 돌리면서 경제 회생으로 나갈 것이다.

 

현재 북한의 기간공업 부문에서 숨 쉬고 있는 공장들 대부분은 군수 공장들이다.

김정은은 북한의 군수공업이 아무리 용을 쓴다고 하여도 재래식 무력분야에서 한국과의 군사적 격차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가 북한에서 김씨 일가의 세습 통치를 연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방대한 군비를 축소하여 평화적인 건설에 돌리는 길뿐이다.

주민들을 무보수 집단 노동에 기동성 있게 돌릴 조직적 능력이 있으며 젊은 노동력의 기본이 군대에 묶여 있는 북한의 현실에서 일단 핵과 미사일로 든든한 ‘안보 기둥’을 뻗쳐 놓고 군대와 주민들, 국가의 기본 재원을 평화적 건설로 돌린다면 제재 속에서도 북한 경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 김정은의 타산이다.

따라서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개발로 계속 나가면 오히려 자멸의 길을 재촉할 뿐이라는 것은 우리의 희망 사항이지 김정은의 셈법이 아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에게 핵과 미사일을 빨리 완성하고 ‘세상에 부럼 없어라’ 노래를 부르던 1960년대 시절로 북한 현실을 되돌려 놓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김정은은 핵과 ICBM 장사에서 얻을 것만 있지 잃을 것은 없다는 타산이다.

 

3.4. 김정은은 제재로 인해 2018년에도 극단 상황에 몰리게 되면 1994년 제네바 핵 합의 때처럼 동결-신뢰구축-비핵화라는 틀거리 합의에 동의하고 몇 년 동안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방식까지도 선택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북한이 내다 본 것은 일단 핵과 ICBM을 완성하고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10년 동안 조용히 있으면 ‘북핵 면역력’이 조성되어 동결 단계에서 핵 폐기로 넘어가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조성한다는 것일 수도 있다.

실례로 북한이 1994년 제네바 핵 합의를 어기자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다가 다시 대화에 나와 2005년 9.19 공동 성명에 동의하였으며 2006년 첫 핵실험을 한 후 다시는 대화가 없다고 하다가 다시 2007년 2.13 핵 합의를 체결했다.

북한은 이런 경험을 살려 제재의 최악 상황에 이르면 대화장에 나올 것이며 동결-신뢰 구축-핵 폐기로 넘어가는 단계별 핵 해결 방안에 동의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필경 북한은 다시 제네바 핵 합의 때처럼 신뢰 구축 단계로 5년 정도로 규정해놓고 ‘행동 대 행동’ 원칙에서 북한의 핵 폐기로 나가는 단계별 조치를 취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과 한국은 제재 해제, 5.24 해제 등의 단계별 제재 해제를 시작하자고 요구할 것이다.

그러면 북한으로서는 이미 낡아 폐기 처분해야 할 녕변 핵시설 중 일부를 폐기 대상 명단에 포함시켜 5년이라는 기간 동안 하나씩 폐기할 것이며 미국과 한국도 제재를 하나씩 해제하라고 할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제재 해제를 통해 다시 활력을 되찾으면 트집을 잡아 핵 합의를 파기하고 핵 폐기로 나가지 않겠다고 뻗치는 경우이다.

그런 경우 이미 핵을 가진 북한과 5년 정도 평화롭게 공존하는데 습관이 된 미국과 한국이 다시 핵 합의 이전 수준의 제재와 군사적 대응 카드를 꺼낼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이미 북핵에 습관 된 미국과 한국 민심은 오히려 북한에 대한 제재와 군사적 대응을 꺼내 드는 정부를 반대해 나올 것이다.

이러한 수법에도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미리 고민해야 한다.

 

4. 향후 우리의 원칙과 대응은

 

4.1. 향후 대응에서 2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4.1.1. 어떤 경우에도 비핵화라는 출구가 없이 동결만 있는 동굴에 들어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주고 동굴 속에서 북한의 핵 인질로 편안히 공존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 하는 안일한 사고를 버려야 한다.

 

4.1.2. 김정은의 핵보유국 성취 전략에 말려들지 말고 김정은은 김정은대로 핵 완성의 길로 가면 우리는 우리대로 긴 호흡을 가지고 제재와 압박 수위를 최고 수위로 올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마이웨이’로 가야 한다.

 

4.2. 우리의 대응은 ?

 

4.2.1. 대화와 협상, 외교적 방법으로 북핵을 포기시킬 수 있다는 착상을 접고 진정한 제재와 대화 병행 방법으로 나가야 한다.

 

  •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접촉과 대화의 문은 열어놓되 대화를 통해 북한 지도부에 김정은의 핵보유국 성취 전략은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계속 주입해야 한다.

북한 관계자들에게 북한이 가려는 인도, 파키스탄식 핵 보유 방법이 북한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명백히 이야기해주어 북한 지도층이 환상을 버리게 해야 한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 보유가 가능했던 것은 이 나라들이 미국이라는 초대국을 위협하지 않고 오히려 5대 핵 강국을 옆에 끼고 핵보유국으로 가는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오히려 미국을 위협하는 방법으로 이것을 성취하려 하고 있으니 이것은 절대 실현될 수 없다는 점을 북한 지도부가 알게 해야 한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에서 대통령의 전쟁 결사반대론은 한국 주민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하여 하신 말씀이고, 실지 만일 북한이 지금의 길로 나간다면 한국은 전쟁도 불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시켜 ‘진보 정권에 기대여 핵과 미사일을 완성하려 하다가는 큰일 칠 수 있다’는 우려를 확산시켜야 한다.

특히 현 정권이 임기 내에 어떻게 하나 북남 정상 회담을 성사시키는데 올인하고 있다는 인상을 절대로 주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오히려 북한의 입지만 강화해 준다.

4.2.2. ‘선 유엔 제재 후 독자 제재’선에서 대북 제재의 국제 공조를 확대하고 한국의 독자적인 제재 상승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해야 한다.

 

현존 대북 제재를 가지고서는 북핵을 포기시킬 수 없다.

수십만이 굶어 죽을 때도 핵 개발에 막대한 외화를 쏟아부은 북한이 지금 정도의 제제에 아픔을 느낄 리는 없다.

지금까지의 대북 유엔 제재는 사실상 북핵 포기라는 목표보다는 북한이 핵 실험을 했으니 가만 있을 수는 없다는 ‘면피용’이었다는 점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 만일 이번 기회에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원유 공급 중단이나 북한 인력 추방과 같은 강도 높은 제제를 끌어낼 수 없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받아들일 수 있는 차원에서 대북 제재를 한 걸음이라도 진척시켜야 한다.

현재 유엔 총회에서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를 준비하고 있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원유 공급 중단에 동의할 것 같지는 않다.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고 북한이 보는 앞에서 대북 제재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 사이에 불협화음이 커지고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 한국과 미국이 FTA 전쟁을 벌인다면 김정은은 자기의 전략적 계획대로 한미, 미중 공조에 파열구가 열리였으니 핵 미사일 개발을 다그치라고 부하들을 들볶아 댈 것이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요구 수준 정도까지로 북한의 목을 조이지는 않겠으나 북한 엘리트층은 이번 핵 실험이 중국과 러시아를 미국 쪽으로 떠밀 것인지 아니면 북한 쪽으로 기울어지게 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다.

그러므로 일단 중러가 포함된 한 걸음이라도 진척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먼저 만들어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의 틀거리를 더욱 좁힌 다음 독자 제재, 세컨더리 보이콧 등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대북 제재로 더 압박하는 방향이 제일 바람직하다.

 

  • 대북 제재에 유럽을 비롯하여 전 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폭넓게 동참시키는 공세적인 외교를 벌려야 한다.

 

한국의 외교적 힘으로 한계가 있다면 미국과 일본의 외교 역량까지 동원하여 대북 공조의 폭을 넓혀야 한다.

‘대북 제재’라는 말만 나오면 중국과 러시아에만 해보는 폐단을 극복하고 우리와 같은 가치관을 따르고 있는 동맹국들과 우방들을 이용해서 대북 제재를 확대할 방법이 없는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준비를 한치한치 완성하고 있는데도 미국의 군사적 보호를 받는 유럽 동맹국들이 북한과의 외교 관계 격하라든가 교류 중단과 같은 의미 있는 외교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유럽의 동맹국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국제법에 어긋나게 북한 대사관 임대를 허용해주어 수천만 달러를 후원해주었다.

 

  • 한국과 우방 관계에 있는 중동 나라들에서 수만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아직도 매달 북한의 핵 미사일 완성을 위해 수백만 달러씩 송금하고 있는데도 한국 정부는 의의 있는 대책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 미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어떤 나라와도 모든 무역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으나 아직 한국 정부에서는 이러한 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다른 나라 회사들을 겨냥한 한국 자체의 독자적인 제재 방안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의 노동 환경 문제를 이슈화하여 북한의 자금줄을 끊어놓는 작업도 본격화해야 한다.
  • 언론 매체들과 NGO들을 동원하여 북한과 비밀리에 거래하고 있는 외국 회사들을 찾아내어 유엔 제재 명단에 포함하든지 언론에 이슈화 하여 그들의 활동을 위축시켜야 한다.
  • 국제 해사기구와 국제 민간용 항공기구와 같이 유엔 산하 정부급 국제기구들에서 국제 규정을 어기고 미사일을 마구 발사하는 북한을 징계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 올해 12월 유엔 총회에서 채택될 대북 인권 결의안에 김정은을 국제 형사 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내용이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4.2.3. 북한 김정은이 심리적으로 불안하도록 대북 심리전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하든가 아니면 북한과 단독으로 핵 협상을 벌이면 한국이 그 흐름에서 배제될 수 있다.

우리가 북핵 문제 해결의 운전석에 앉아 뱡향타를 잡으려면 다른 나라들에 없는 우리의 고유한 ‘비대칭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

우리의 ‘비대칭 무기’는 한국 문화 콘텐츠에 반해 있는 북한 주민들의 동향과 북한에 비해 우월한 경제력과 민주주의 성과이다.

북한 주민들의 동요와 체재 반발감을 높일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4.2.4. 한미 동맹을 잘 관리하여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한미 동맹을 파괴할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리게 해야 한다.

 

  • 한국이 ‘운전석’에 앉아 미국이 한국을 북한의 핵 인질로 만들 수 있는 동결 협상에 나가지 않도록 통제해야 한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의 ‘선 비핵화 후 대화’원칙에서 한발 물러서 북한이 도발 중지를 대화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제기하여 대화의 문턱을 낮추어 버렸다.

이번에 트럼프는 괌 사격을 포기한 김정은을 칭찬하여 미국의 마음속 ‘레드 라인’이 동맹국 보호가 아니라 자국 영토 보호라는 마음속 ‘레드 라인’을 공개했다.

  • 사드 배치, 미국 전략 자산 한반도 전개, 미국과의 미사일 개정 협정 , 전술핵 재배치, 핵 독자 개발 등도 좋지만 당면하여 한미 호상 방위 조약에 미군의 한국 전쟁 개입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빨리 보강하여 허술한 한미 동맹의 법적 틀거리를 보완해야 한다.
  •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는 때를 대비한 미국의 ‘핵 전략의 모호성’을 털어버려야 한다.

현재 미국의 ‘상호 확증 파괴 전략’은 미국을 핵으로 공격하였을 때의 보복전략이지만 동맹국이 핵공격을 받았을때도 미국이 핵으로 보복한다는 개념은 매우 모호하다.

북한은 이러한 모호성에 고무를 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대통령 성명 같은 것을 통해 북한이 한국에 핵을 사용하면 미국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북한을 핵으로 공격할 것이라는 ‘핵 보복 선언’ 같은 것을 발표하던가 아니면 한국과 미국 사이에 ‘핵 보복 협정’같은 것을 체결하여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한반도에서 물러가게 만들려는 것이 오산이라는 인식이 퍼지게 해야 한다.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미국은 한국에 대한 그 어떤 도발도 엄청난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하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 계획이 있느냐 라는 질문에 ‘두고 보자’는 애매한 답변을 했다.

미국이 이러한 군사적 모호성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