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도발 배경

2017년 8월 대북 전문가들과의 세미나에서 한 발제문

 

북한의 김정은이 2017년 7월 28일 심야에 또다시 대륙간 탄도 미사일 화성-14형을 시험 발사했다.

며칠 전부터 미국 언론들이 북한이 6.25 전쟁 종전일인 7월 27일에 맞추어 ICBM을 발사하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보도하였으므로 이번 시험 발사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나 막상 당하고 보니 ICBM 개발 진전 속도가 너무 빨라 핵미사일 실전 배치가 거의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인상이 든다.

이번 미사일이 2017년 7월 4일 때보다 900㎞ 이상 높은 3724㎞까지 올라갔으므로 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1만㎞를 넘는다고 한다.

현재 전문가들이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성했느냐 못 했느냐 하는 문제를 가지고 논의 중이나 그러한 논의는 별 의미가 없다.

김정은이 2013년 3월 핵 경제 병진 노선을 채택하고 2016년 7월 당 제7차 대회 후 2017년 말까지 핵 실전 배치를 정책적 목표로 제시하였으므로 북한은 재진입 기술이든 핵무기 소형화든 핵 실전 배치가 완성될 때까지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완성과 6차 핵실험을 통한 핵무기 소형화이다.

  1. 김정은이 이번 ICBM 시험 발사를 단행한 목적 ?

1.1. ‘핵보유국 성취’라는 김정은의 업적을 실현하여 장기 집권에 필요한 북한 내부 체제를 더욱 공고히 다지자는데 목적이 있다.

 

예견했던 바대로 이번 발사 후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까지 데리고 미사일 발사 연회장에 나타나는 등 이번 미사일 발사 성공을 대축제 분위기로 이끌어 가면서 내부 결속에 이용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화를 제기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경우 엄청난 경제적 혜택이 차려질 수 있다는 시사를 보냈으나 사실 김정은이 관심이 있는 한국의 ‘돈 보따리’에 앞서 핵을 실전 배치한 후 지금까지의 재래식 무력 유지 및 현대화에 돌렸던 방대한 군비를 평화적 건설에 돌릴 수 있다는 타산이다.

얼마 전 서울을 찾은 평양 주재 어느 한 외국 대사도 현재 북한에서 돌아가고 있는 것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경영 체계를 배합한 기업소들 뿐이라고 했다.

현재 북한의 기간공업 부문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공장들 대부분은 군수 공장들이다.

김정은은 북한의 군수 공업이 아무리 용을 쓴다고 하여도 재래식 무력 분야에서 한국과의 군사적 격차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가 북한에서 김씨 일가의 세습 통치를 연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방대한 군비를 축소하여 평화적인 건설에 돌리는 길뿐이다.

주민들을 무보수 집단 노동에 기동성 있게 돌릴 조직적 능력이 있으며 젊은 노동력의 기본 집단이 현재 군대에 묶여 있는 북한의 현실에서 일단 핵미사일로 든든한 안보 기둥을 뻗쳐 놓고 군대와 주민들, 국가의 기본 재원을 평화적 건설로 돌린다면 유엔 제재 속에서도 북한 경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 김정은의 타산이다.

김정은은 앞으로 북한과 한국, 주한 미군 사이의 재래식 무력 분야에서 격차가 더욱 넓어진다고 하여도 일단 핵을 실전 배치해 놓으면 한국 무력은 의미가 없어진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개발로 계속 나가면 오히려 자멸의 길을 재촉할 뿐이라는 것은 우리의 희망 사항이지 김정은의 셈법이 아니다.

2017년 신년사에서도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에게 핵과 미사일을 빨리 완성하고 ‘세상에 부럼 없어라’ 노래를 부르던 1960년대 시절로 북한 현실을 되돌려 놓겠다고 다짐했다.

만일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한다면 북한 엘리트층은 북과 남 사이의 체제 대결 속에서 북한 체제가 언제까지 버텨낼 것인가 하는 불안감 속에 계속 시달리고 김정은의 구심력은 더욱 약해질 것이며 김정은으로부터의 엘리트층의 이탈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1.2. 김정은이 계속 ICBM 시험 발사를 하는 것은 현재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미국을 더 압박하여 미국이 협상이든 무력 사용이든 북한에 대해 직접 행동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하려는데 속심이 있다.

 

북한의 이번 발사 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대화를 위한 시간은 끝났다’고 하였고 지어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긴급회의조차 요구하지 않으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은 군사적으로 사드 요격 발사 시험과 B-1B의 한반도 긴급 출격에 나서는 등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 압박 공세는 북한에 별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북한은 설사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한다고 하여도 단시간 내에 휴전선 일대에 집결해 놓은 수천 문의 장사정포의 화력을 무력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장사정포로 서울 수도권 지역의 1천만 이상의 평화적 주민들과 일본까지 인질로 잡고 있는 한 미국이 절대로 선제 타격하지 못 한다는 것이 북한의 기존 공식이다.

북한은 미국에 미국 본토 핵 타격 능력을 보여주면 미국으로서는 한반도에서 빠지든지 아니면 북한과 협상을 벌여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북핵 인정에 기초한 새로운 평화체제 구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1.3. 향후 일어날 북미 협상과 남북 대화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는 길은 오직 핵 실전 배치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일단 핵 실전 배치가 실용 단계까지 이르면 미국과는 동결 대 제재 해제 협상을, 한국과는 남북 관계 개선 대화를 벌이자고 할 것이다.

만일 사태가 김정은의 계산대로 발전한다면 향후 회담은 비핵화 회담이 아니라 핵 군축 회담으로 될 것이며 북한은 비핵국가인 한국을 핵 군축 회담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강변할 것이다.

결국,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주고 추가 도발을 중지시키는 북핵 관리 방향으로 나갈 것이냐 아니면 북한이 스스로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제재를 확대하며 종당에는 북한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켜 한반도의 핵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냐 하는 선택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