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주최한 제 8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서 한 연설문

저는 먼저 제 8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서 ‘포용과 통합’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할수 있게 해준 조선일보사와 통일과 나눔재단의 안병훈 이사장님께 사의를 표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한반도의 통일의 주체는 누구이며 통일을 ‘포용과 통합’의 방법으로 이루어내기 위하여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관련한 저의 사견을 밝히자고 합니다.

저는 우리 한반도 통일의 주체는 대한민국의 국민들과 북의 주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통일은 남과 북의 민중의 마음이 하나로 합쳐져서 민중의 힘으로 분단의 물리적 장벽을 허물어버리는 방식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우러러보는 민주주의 국가로, 글로벌 경제강국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반대로 북한은 1990년대 중반기부터 사회주의경제제도와 복지체계가 허물어졌습니다.

이후 현재까지 20여년 동안 김씨일가의 세습통치를 반대하고 자기의 생존방식을 자유롭게 결정하려는 주민들의 보이지 않는 저항과 투쟁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20여년 전 자그마한 암시장과 메뚜기장이 출현하기 시작한 북한에 오늘날 400여개의 장마당을 갖춘 자본주의시장경제요소가 뿌리를 내렸습니다.

오늘은 북한에서 흔이 볼수 있는 장사꾼이나 ‘큰손 되거리 장사꾼’들이 20여년전 장마당형성초기에는 사회주의경제체제를 붕괴시키려는 ‘비사회주의분자’ ‘밀수꾼’ ‘되거리 장사꾼’ ‘돈주’ 등 죄 아닌 죄명으로 처형되였습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은 당국의 탄압과 공개처형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의 생존은 자기가 꾸려나가야만 살아남는다는 생각으로 시장경제체제를 야금 야금 수립하여 오늘날 장마당에 기초한 시장체제를 더는 되돌려 세울 수 없는 과정으로 만들었습니다.

김정은체제 출범 후 지난 5년 동안 핵경제병진노선에 회의적인 견해를 갖고 나라의 근대화를 공개적으로 주장했거나 암암리에 김정은에게 저항했던 140여명의 고위간부들이 처형됐습니다.

이들을 비롯해서 김정은체제에 저항했다가 평양시에서 추방되거나 수용소로 끌려간 사람의 수는 5.18 광주민주화투쟁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백배에 달합니다.

북한노동당의 지난 70여년 역사에서 일부 개인들을 반당반혁명종파분자로 숙청된 적은 있었으나 북한사회를 이끌고 있는 북한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행정부라는 한 개 부서가 통째로 도륙당한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오늘 북한주민들은 한국영화를 유포시키면 총살되고 한국영화만 보아도 엄중한 처벌을 받는 살벌한 상황에서도, 낮에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고 저녁에는 집에서 남몰래 한국영화를 보는 생활풍조를 북한땅에 퍼뜨려 놓았습니다.

젊은 대학생들과 청년들은 당국의 통제와 감시, 생명 위협 속에서도 한류의 영향을 받아들여 한국식 옷차림과 말투를 따라하고 있으며 기회만 있으면 조용히 한국노래와 미국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 휴전선을 넘어온 17살 북한군 병사는 어떻게 병영을 떠나 35 Km 를 걸어 휴전선을 넘어왔는가라는 질문에 군에 입대하기 전에 본 한국영화를 그리며 죽음의 선을 넘어섰다고 명쾌하게 답변하였습니다.

국제수학올림픽에 참가하였던 수학영재는 북한에 부모님들을 남겨두고 수학자의 꿈을 펼치기 위해 혼자서 한국행을 택했습니다.

당국의 정책에 거스르는 속마음을 부모님에게조차 털어놓기 주저하는 북한사회에서 식당 여종업원 10여명이 집단적으로 한국에 귀순하였다는 사실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북한체제에 직접 항거하였거나 부모,형제 중에 북한체제를 반대한 사람이 있었다는 ‘연좌죄’로 북한주민의 거의 100분의 1에 달하는 20여만명이 정치범수용소와 감옥, 노동단련대에 갇혀 있습니다.

2009년 11월 김정은이 후계자로 임명되자마자 단행한 화페개혁이 한달 만에 박남기의 처형으로 막을 내린 것은 북한지도자와 비현실적인 경제정책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전국적인 저항의 첫 사례입니다.

천성적으로 저항기질이 강한 북한사람들, 북한체제로부터 이미 마음이 떠난 북한민중을 김정은이 통제할 방법은 오직 하나, 공개처형을 통한 공포정치와 핵미사일 개발을 통한 구심력 확보입니다.

김정은체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의 ‘선제공격’이 아니라 바로 한국으로 쏠리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민심과 지도자의 정책과 의사와는 무관하게 나의 생존은 내가 지킨다는 북한주민들의 의식변화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까지 북한체제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보이지 않는 저항과 투쟁은 한국 국민들과 국제공동체의 응당한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여러분!

주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시를 금지하고 있는 공산체제는 그 체제적 특성 때문에 주민들의 분노와 좌절감이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지 사전에 파악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이 일단 분노와 좌절감을 폭발하는 순간 공산체제는 붕괴되였다는 것이 유럽공산주의역사가 보여준 진리입니다.

한국의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민중의 힘으로 이룬 것처럼 북한의 민주화도 북한주민들의 투쟁으로 이루어내야 합니다.

그러자면 지금까지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위해 오직 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국민들이 이제는 북한체제를 반대하여 소리 없는 저항을 하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숨결을 들어야 합니다.

지난날 한국사회의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민주주의 용사들과 인권투사들이 이제는 북한주민들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한 투쟁에 앞장서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대북제재는 비록 김정은의 핵미사일 야망을 꺾어놓지는 못했지만 북한의 사회주의경제체제를 위축시키고 생존의 권리를 찾기 위한 북한주민들을 의식화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였습니다.

이제는 각종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북한주민들에게 한국의 자랑스러운 민주화투쟁 역사와 경제적성과, 그리고 인간의 고유한 권리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김정은에게 핵과 미사일이라는 비대칭무기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 경제력이라는 비대칭무기가 있습니다.

김정은이 한국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준비를 위해 무인기를 한국의 중심부에 침투시킨다면, 우리는 무인기로 북한 중심부에 전단과 달러를 살포해 북한주민들이 외롭지 않다고 느끼게 해야 합니다.

‘벙커바스터’가 아니라 ‘전단과 달러 폭탄’을 투하하여야 합니다.

북한주민들과 정책작성자들과의 접촉과 인적교류를 통하여 북한주민들을 도와주려는 우리의 마음을 전달하고 끊어진 문화를 연결할 수 있는 민간급 교류와 협력, 지원은 이어져야 합니다.

남북 사이의 충돌완충제로 작동할 수 있는 개성공단도 북한근로자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그들에게도 자기의 노동에 대해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원칙에서 재개되어야 합니다.

북남 사이의 당국 간 대화도 조건 없이 열고, 남북관계가 단절되었던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정치구조가 더 투명해지고 민주주의적 적법절차가 더욱 강화되어 특정한 정책결정권자들의 결심으로 북한에 무엇을 줄수 있었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명명백백하게 알려주어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한국으로부터 그 무엇도 얻을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 민족의 운명을 남에게 맡겨 놓지 말고 우리가 결정해야 합니다.

북한주민들을 계몽시켜 그들의 손으로 북한에서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일어나도록 도와줄 힘은 피와 언어, 문화가 같은 우리 한국 국민들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미 한국에 와 있는 3만명 탈북민들은 김정은정권에 파열구를 낸 통일의 선봉투사들이며 통일의 자산입니다.

탈북민단체들의 통일활동은 한국 국민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들의 통일활동이 국내정치정세의 흐름에 좌우되는 일은 극복되어야 합니다.

북한의 엘리트층이 김정은정권을 떠나 한국국민들과 손잡고 통일성업에 나서도록 민족화해의 원칙에서 엘리트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맞춤형 정책을 펴야 합니다.

헝가리정부를 설득하여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을 개방하게 함으로써 베를린장벽을 민중의 힘으로 허물어버린 이전 서부독일정부의 지혜를 거울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가 중국정부와 인민을 설득하여 북중국경을 개방하게 한다면 한국으로 오려는 수백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휴전선은 며칠 내로 무너질 것입니다.

이제는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의 변화되는 모습을 인정하고 북한을 포기하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합니다.

국제공동체는 수만의 북한주민들은 물론 자기 고모부와 이복형에 이어 20대의 꽃다운 미국청년의 목숨까지도 서슴없이 해친 김정은과 인권유린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유엔결의를 채택해야 합니다.

통일을 위한 남과 북의 주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이어져 남과 북에서 통일 열기가 하나로 분출할 때 주변 나라들도 한국 민중의 통일열기에 떠밀려 통일을 막아서지 못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주도해야 할 통일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